HOGWARTS! 2017. 8. 5. 15:29

HOGWARTS! 3

연회장에서 밥을 배불리 먹고 난 후, 맥고나걸 교수가 다시 말씀하셨다.

"거의 다 먹은 것 같네요. 이쯤에서 몇가지 주의사항을 알려주도록 하겠습니다. 제일 먼저, 금지된 숲에는 들어가면 안됩니다. 신비한 동물 돌보기 시간이라던지, 특정한 목적을 갖고 교수님과 함께 들어가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학생이 혼자서 들어가는 것은 절대로 허용되지 않습니다. 둘째, 취침시간은 10시입니다. 기숙사 내에서 잠이 오지않아 휴게실에 나와 있거나, 따로 공부를 하는 것까지 그만두라 강요할 수는 없으나 기숙사 밖으로 나오는 것은 엄격히 금지되어 있습니다. 셋째, 호그와트에는 점수가 있습니다. 각 교수님들께서 말씀하실때마다 점수칸에서 보석이 늘거나 줄어들 것이고, 연말에 가장 많은 점수를 획득한 기숙사가 영예로운 우승컵을 손에 쥐게 됩니다. 그럼 이상, 반장들은 신입생들을 기숙사로 잘 데려 가세요. 호그와트의 첫날밤을 즐겁게 보내기 바랍니다."

"그리핀도르는 여기로!"

그리핀도르 학생들에게 외치며 앞으로 나가는 닉.

"여기는 움직이는 계단인데, 움직여서 타이밍 잘 보고 이동해야 합니다."

"여기가 우리 기숙사 입구입니다. 여기, 이 초상화 속 여인분께 암호를 말하고 들어가면 되고요, 암호는 한달 주기로 바뀝니다. 이번 달 암호는..."

닉이 잠시 종현을 바라 보았다가 말을 이었다.

"<인어의 눈물> 입니다. 우연찮게 누구와 관련이 되었네요."

인어의 눈물을 듣는 순간 종현이 움찔했다. 자신이 비아르가의 후손이어서 인어라는 말을 듣고 움찔한 것도 했는데, 인어의 눈물은 비아르가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보물인 페리스테라이트의 별명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페리스테라이트는 보석의 종류 중 하나로, 오직 비아르가의 후손만이 가지고 있으며 항상 지니고 다니는데, 신기하게도 이들은 항상 일정량 손에 쥐고 태어난다. 이들이 페리스테라이트를 항상 들고 다니면 악운이 물러가고 열이 올랐던 마음이 차분해진다고 한다. 하지만 이 사실을 아는 이는 극히 드물다. 대체...뭘 얼마나 알고 있는거야. 예상치도 못한 변수에 종현이 입술을 깨문다. 페리스테라이트는 비아르가의 후손이 마음대로 모양을 변형할 수 있지만, 몇몇 다른 가문에서는 이를 탐내기 일쑤다. 가엾게도, 자신들에게는 아무런 효력이 없다는 것을 모르고. 이것 역시 지팡이와 마찬가지로 사랑이 있어야 효력이 발동한다.

기숙사로 들어오니 아늑한 휴게실이 보인다.

"벽난로를 등지고 서서, 왼쪽은 남자 기숙사, 오른쪽은 여자 기숙사 입니다. 짐은 다 놓여 있을겁니다. 그리핀도르에 온 걸 다시 한번 환영합니다!"

남자 기숙사로 올라가니 짐이 놓여있는 것이 보인다. 종현은 창가쪽 침대였고, 민기는 바로 그 옆이었다. 옷을 갈아입고, 씻고 나서 피곤했던 건지 민기가 먼저 침대에 누워 잘 자라고 말한 뒤 잠에 빠졌다. 종현이 주위를 둘러보니 닉과 자신, 그리고 두어명을 빼고는 거의 다 잠에 들어있다. 종현도 자려고 자리에 누우려고 하는데, 뭔가 꺼림직한 느낌이 들어 원형 그대로 동그란 원석 형태의 페리스테라이트를 목걸이 형태로 바꾸어 목에 걸고 침대에 누웠다.

내일은 어떤 하루가 될까. 잘 지낼 수 있을까. 수업은 재미있을까. 교수님들은 어떤 분들이실까. 마법은 잘 쓸 수 있을까. 친구는 잘 만들 수 있을..까...

종현이 생각에 빠져 있다가 잠에 들었다. 한편, 여러 생각이 뒤엉켜 잠을 이루지 못하는 이가 또 있다.

"하아..."

민현이 누워있다가 벌떡 일어나 앉았다. 머리가 복잡하고 아파왔다. 인어의 비늘이 들어 간 지팡이를 손에 쥘 때 알고 있었다. 아니, 그 전에 이미 알고 있었다. 1년 전, "비아르의 조개" 가 떠밀려 왔을 때부터. 그의 작은할아버지 황연이 미리 말씀해주셨다. 비아르가의 정통 후손이 지팡이를 제작할 때가 되었다고. 비아르의 조개는 민현이 태어나던 날에도 바닷가에 떠밀려 왔었다. 그저 정통이 아니기에, 비늘과 진주가 아니라 푸른색 머리카락 한 가닥이 조개에 담겨 떠 밀려 왔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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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GWARTS! 2017. 8. 3. 00:32

HOGWARTS! 2


"흠....어디에 넣어야하지. 어머니는 그리핀도르 출신인데 너는 래빈클로의 두뇌를 가졌구나. 용기도 있어. 게다가 슬리데린에 넣어도 손색없다. 혼혈이지만 마녀인 어머니의 가문이 매우 고귀해. 비아르 가문이라니. 어머니가 실비아 비아르가 맞니?"
. 종현이 눈을 감고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어렵군. 사실 비아르가문의 후예라면 슬리데린에 들어가도 아무 문제가 없어."
제발 슬리데린만은...
"싫다고? 그래, 네 선택을 존중해 주마. 슬리데린에서도 충분히 잘 했을텐데 아쉽구나. 그렇다면... 그리핀도르!"

종현이 안도의 한숨을 푹 내쉬고 모자를 벗어 내려놓고는 기쁘게 그리핀도르 테이블로 총총 걸어갔다. 그 와중에, 황가의 아이와 다시 한번 눈이 마주쳤고 이번에는 그 아이가 먼저 시선을 돌려버렸다.
그리핀도르 테이블에 앉아 재학생들과 인사를 하다가, 문득 등을 돌려 아직 꽤 긴 신입생들을 보니 종현을 바라보는 민기가 있다. 종현이 입모양으로 말했다. 꼭 그리핀도르로 와.
민기가 알겠다고 웃어보이자, 곧바로 민기의 이름이 불린다. 민기가 긴장이 되었는지 종현이 그랬던 것 처럼 주먹을 꼭 쥐고, 입을 꽉 다물고 앞으로 나아갔다. 종현의 걱정과는 달리 모자가 민기의 머리에 닿는 순간 외쳤다.

"그리핀도르!"

민기가 모자를 내려놓고 환하게 웃으며 종현에게 뛰어왔다. 이에 종현도 환하게 미소지으며 민기를 끌어안았다. 두 소년이 얼싸안고 기뻐하고 있는데, 옆에서 한심하다는 듯 말을 걸어오는 이가 있다.

"나 참, 무슨 몇년만에 만난 사이 같네. 호들갑들은."
"아, 저희가 어렸을 때부터 친구거든요."

괜시리 머쓱해진 종현이 변명을 한다.

"알겠고, 일단 앉아. 서서 뭐해?"
"아, 네!"

민기와 종현이 자리를 잡고 앉자 그가 다시 말을 걸어온다.

"순수? 혼혈? 머글? 난 혼혈이고 이름은 닉 코지네스. 아버지가 마법사고, 코지네스 가문이야. 마법부에서 일하셔."
"전 혼혈이에요. 어머니가 마녀고, 마찬가지로 마법부에서 일하시는데 정확히 무슨 일 하시는지는 몰라요. 어머니 가문은...."

종현이 머뭇대다 말한다.

"...비아르 가문이세요. 제 이름은 김종현이에요."
"...비아르? 내가 아는 그 비아르?"

닉이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짓는다.

"정말? 네가 바다의 여왕이었던 초대 인어 아리아의 후손이라고?"

민기가 옆에서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다가 이내 아, 하며 이해한듯 고개를 끄덕인다. 지팡이를 살 때 들었던 말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 지팡이가 네게 맞는다니 놀랍구나. 필시 너는 비아르 가문의 후손일 터. 어머니 성함이 실비아 비아르 맞으시니? (네-) 역시. 바다의 여왕, 아리아 비아르의 후손만이 인어의 비늘이 재료로 들어간 지팡이를 사용할 수 있단다. 알고 있었니? 그리고 이 지팡이는 남들이 빼앗아도 아무 소용이 없어. 네가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는 나무 작대기와 다를 바가 없지. 거기 네 지팡이에 들어간 비닐도 아리아 비아르의 것이야. 수 세기 동안 내려져 오고 있지. 그 비닐들은 비아르가의 후손이 지팡이를 제작할 때가 되었을 때 조개에 담겨 진주와 같이 바닷가로 떠밀려 온단다. 지팡이에 자그마한 흰색 인어가 보이지? 그래. 그 진주 가루로 붙인거야. 1년 전쯤 오랫만에 비닐이 떠밀려 와 새 비아르가의 후손이 누군가 했더니 너였구나."

살며시 기분이 묘해지는 민기이다. 내 친구가 이렇게 대단한 존재라니. 나 머글출신인데, 이 학교에서 괜찮겠지?

"....와우. 올해 진짜 스펙타클하네. 슬리데린의 황가, 그리핀도르의 비아르가."

연신 감탄을 하던 닉은 이내 민기에게로 관심을 돌렸다.

"그리고, 너는?"
"저는 머글출신 최민기에요."
"얘, 마법사인거 알았을 때가 작년인데 작년에 생일날 케이크 녹였다가 순식간에 원상복귀 시켰어요!"
"참, 너도 신기한 케이스네. 머글출신들이 잠깐 날았다, 뭐 꽃잎을 오무렸다가 폈다, 유리창을 없앴다 이런건 들어봤는데 녹였다가 복귀시키는건 처음 들어본다."

닉이 신기한듯 종현과 민기를 쳐다보다 이내 손을 한쪽씩 내민다.

"어쨌거나, 잘 부탁해. 올해 기숙사 남자반장이 나거든."

악수를 끝마치자 마자 맥고나걸 교수의 목소리가 들렸다.

"신입생 기숙사 배정이 모두 끝났습니다! 자, 그럼 이제 먹고, 마시고, 즐길 시간입니다."

짝-

맥고나걸 교수가 박수를 침과 동시에 비어있던 테이블에 먹음직스럽고 화려한 음식들이 가득 찼다.

"즐거운 식사가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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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GWARTS! 2017. 8. 2. 00:19

HOGWARTS! 1

"헐, 와, 황가라니."
"응? 황가?"

부모님이 두분 다 머글이신 민기가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종현이에게 물었다.

"어, 황연이라고, 그 할아버지 있잖아. 우리 지팡이 사러 갔을때 맞아 주신 분."
"아아, 그분? 그분이 황가셔?"
"어. 그리고 황가는 이쪽 세계에서 재력도 있고.... 마법부 고위직 사람들도 여럿 배출했을걸?"

종현이 동의를 구하듯 민현을 돌아보자 미소를 지으며 민현이 입을 연다.

"잘 알고있네. 아버지가 마법부 차관이셔. 삼촌이 재판부에 계시고, 형은 이번에 신참. 너는 부모님이 무슨 일 하셔? 굉장히 자세히 알고 있는걸 보면 마법부이실것 같아서."
"나는 혼혈이고, 어머니쪽이 마녀. 어머니가 마법부에서 일하시긴 하는데 자세히는 몰라."
"아아, 혼혈? 너 이름이..?"
"김종현. 얜 머글출신 최민기."
"머글출신? 아, 그렇구나."

왠지 눈 속에 경멸이 살짝 보인 것은 종현의 기분탓이었을까.

"자, 그럼 여기 네 지팡이. 그리고 이건 아까 마법 보여준 댓가. 불만 없지?"

민현이 개구리 초콜릿 하나를 들어보이더니 이내 품에 넣고 사라진다.

".....민기야."
"어?"
"너도 봤어?"
"뭐를?"
"...아니다. 근데 황가는 몇백년전부터 대대로 슬리데린 집안이야. 흔히들 말하는 순수혈통, 고귀한 집안."
"그런 게 어디있어. 사람은 다 귀한거지 누구는 귀하고 누구는 안 귀하다니."
"그러게 말이야."

갑자기 복도쪽이 소란스러워지더니 무언가를 부산스레 꺼내는 소리가 들린다.

"도착할 때 거의 다 되어 가나보네. 우리도 슬슬 옷 갈아입자."
"그래."

덜커덩 -

"신입생들은 이쪽으로! 신입생들은 이쪽으로! 날 따라와요!"

저 멀리 신입생들에게 소리치는 사람이 보인다. 아마도 해그리드겠지, 생각하는 종현이다. 호그와트에 오기 전 미리 정보를 얻고자 접한 <호그와트의 역사>에는 호그와트의 구조와 역사는 물론 현재 재직중이신 교수님들까지 자세히 나와있었다. 교장이신 맥고나걸 교수님, 마법의 역사에 빈스 교수님, 교감에 스프라우트 교수님, 약초학에 롱바텀 교수님, 마법에 플리트윅 교수님, 마법약에 슬러그혼 교수님, 그리고 그 외 많은 분들. 종현은 원래 머리가 똑똑한데다가 도움이 될까 싶어 입학하기 전까지 <호그와트의 역사>를 거의 외우다시피 했다. 덕분에 호그와트 창립 초기의 4개의 기숙사 설립자들의 우정과 갈등, 그리고 흑마법사 볼드몰트의 몰락에 이르는 부분까지 거의 통달하였다. 이를 두고 민기는 종현에게 마법의 역사 시간에 네가 100점을 맞지 않으면 사기라고 할 정도라고 하기도 했다.

"안녕하세요, 교장 미네르바 맥고나걸입니다. 제 소개는 생략하겠어요. 그럼 이제 기숙사 배정을 시작합니다. 이름이 불리면 신입생들은 한명씩 나와서 의자에 앉으면 됩니다."
"클레어 페롤!"
"래빈클로!"
"퍼민 와이즐!"
"그리핀도르!"
"민현 황!"
"황가면 말할것도 없지. 슬-리데린!"
"황가?"
"황가래!"
"황가라고? 세상에.. 내가 황가의 후손과 동기라니."

민현의 이름이 불리자 술렁대는 연회장. 종현이 민현을 바라보다 눈이 마주쳤고, 종현이 불에 데인 듯 재빨리 시선을 돌려버린다. 그 모습을 보고 민현이 귀엽다는 듯 살짝 웃고 만다.

한편 종현이 미리 읽으라고 했던 <호그와트의 역사>를 미리 읽지 않아 자신이 어느 기숙사에 배정될까 불안에 떨던 민기가 종현에게 말을 걸었다.
"야야 김종현, 기숙사 4개잖아 각각 특징이 뭐야??"
"그리핀도르는 용맹한 자들이 모이는 곳. 대표적으로 해리포터. 래빈클로는 똑똑한 자들. 후플후프는 누구나 다 받아들이고, 슬리데린은... 순수혈통만. 대표적인 사람들은...."

종현이 숨을 훅 들이마시고 다시 이야기했다.

"흑마법사 볼드모트, 세베루스 스네이프."

그 사이 종현의 이름이 불렸다.
"종현 김!"
"그럼.... 그리핀도르에서 꼭 다시 보자."

말을 마치고 종현이 주먹을 꽉 쥐고 앞으로 걸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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