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GWARTS! 2017. 8. 15. 09:40

HOGWARTS! 5

종현과 민기가 마법의 역사 교실에 도착하고 몇분 지나지 않아 수업이 시작되었다.

"반가워요, 난 커스버트 빈스 입니다. 여러분은 나를 빈스 교수라고 부르면 됩니다. 책은 다 가져 오셨나요?"
"네에 - "
"책은 넣으세요. 오늘은 호그와트의 역사에 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하암, 마법의 역사 시간은 더 고역이네. 아니, 이야기는 재밌는데 교수님 목소리가 너무 졸려.."
"동감한다. 다음시간은 좀 나을 듯? 어둠의 방어술이야."
"거긴 또 교실 어디냐."
"대충 눈치 봐서 그리핀도르 1학년생들 따라가자.."

어둠의 방어술 교실은 3층이었다. 수업 시간이 되었다. 그런데 착각일까, 슬리데린이 보였다. 슬리데린의 초록색 교복이 헛것인가 싶어 종현이 눈을 비비고 다시 보았는데, 틀림없는 슬리데린이었다. 뒤를 돌아 살펴보았는데, 황가의 그 아이는 눈에 보이지 않았다. 이윽고, 문이 닫히고 교수님이 나오셨는데, ...어라?

"해리 포터?!"
"해리 포터라고?"
"볼드모트를 없앤 그 사람?!"

"반갑습니다. 올해 어둠의 방어술 교수를 맡게 된 해리포터입니다."

모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세기의 흑마법사 볼드모트 경을 없앤 해리 포터, 더불어 현재는 가장 유능한 오러로 손꼽히는 이. 그가 왜 호그와트 교수로...

"알다시피 - "

포터 교수님이 목소리를 높여 말을 이어나갔다.

"올해 마법부 장관이 바뀌었습니다. 헤르미온느 진 위즐리 로요. 그에 따라, 모든 학생들은 자신을 방어할 마법을 배울 수 있어야 한다고 판단한 장관께서는, 현직 오러인 저를 호그와트 교수로 보내셨습니다."

"헤르미온느 진 그레인저 아니셨어? 교수님 친구분이라고 아까 역사시간에 들었는데."

민기가 조용히 속삭여왔다.

"맞는데, 위즐리 가랑 결혼하셨잖아."

아하.
이해가 된다는 표정을 지은 민기.

"혹시 제 이야기를 모르는 학생이 있나요?"

아무도 손을 들지 않았다.

"그럼, 제게 있어 몇번이고 목숨을 구해준 주문이 뭔지 아는 학생, 있나요?"

뒤쪽에서 기다란 팔이 들렸다.

"엑스펠리아르무스, 무장해제술입니다."

그 아이다.
황가의 그 아이.
뒤쪽에 있어 잘 보이지 않았나 보다.

"맞아요. 슬리데린? 슬리데린에 5점 주겠습니다. 학생 이름이 뭔가요?"
"...황가의 민현입니다."
"황가.. 로군요."

교수님이 잠시 놀란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아주 찰나였고, 곧 그 표정이 사라졌다.

"올해 저는 이론적인 부분은 조금만 나가고 - "

학생들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이론적인 부분.. 하하.

"어쨌건 시험을 봐야 하니까요 - 그리고 실전에서 쓸 수 있는 주문을 몇 가지 알려주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1학년생들이 배울 수 있는 주문이 몇가지 되지 않아요."

수업이 끝나고 교실을 나오고 나서도 종현은 포터 교수님의 묘한 표정이 계속 걸렸다. 왜 그런 표정을 지으신 걸까. 황가가 무슨 문제가 있는 걸까. 한참 생각에 잠겨 있었다.

".....아."
"...현아!"
"종현아! 떨어지겠어!"

움직이는 계단에서도 생각에 잠겨 걸음을 옮긴 탓에 계단이 움직일 때 발을 내 디뎠다. 종현이 한 발을 밖으로 뻗는 찰나, 민기가 동시에 손을 뻗었다. 하지만 먼저 손이 닿은 이가 있었다.

"정신 똑바로 차리고 다녀야지, 떨어질 뻔 했잖아."
"어, 어?"
"네 발 밑을 봐."

종현이 정신을 차리고 밑을 보았다. 몇 층을 지나야 바닥이 보였다.

"흐아, 고마...어?"

황가의 아이다.

"...어? 황민현?"
"용케도 내 이름을 기억하네. 비아르가 정통 후손이 기억해주니 영광인걸?"

비꼬는 듯한 말투에, 하루 종일 계속 마주쳐서 기분이 묘했다. 순간적으로 짜증이 났다.

"그러는 너는, 왜 자꾸 마주쳐?"
"처음엔 네가 교실을 잘못 찾아 온 거고, 두번째는 방금 수업 같이 들은 거고. 세번째는 네가 떨어질 뻔 해서 지나가는 길에 잡아준거고. 문제 있어?"

아니, 뭐, 딱히 문제는 없는데... 그나저나 아까 머리 검은색 아니었나?

"너 아까 머리 검은색 아니었어?"

호기심에 민기가 살짝 끼어들었다. 오, 궁금했는데, 민기야 나이스.

"자, 다시 검은색."

순식간에 머리 색이 변했다. 민기가 입을 쩍 벌렸다.

"헐, 대박, 어떻게 한거야?"
"타고 난 거야."

민현은 정말 아무 생각 없이 말했지만 그 말을 들은 종현에게는 머글출신인 민기를 비꼬는 것처럼 불쾌하게 느껴졌다. 때마침 계단이 문에 도달했고, 종현이 민현을 흘겨보며 이야기하였다.

"알았고 잡아준건 고마운데, 일 끝났으면 빨리 가라."
"왜 생명의 은인을 이리 모질게 대하실까."
"생명의 은인은 무슨."

종현이 코웃음쳤다. 여기서 떨어져도 죽지 않는다. 기껏해야 병동에 며칠 입원하는거겠지.

"고마우면 나중에 내 목숨 한번 구해줘라."
"내가 구해줄 일이 뭐가 있냐 싶다만 알겠으니까 빨리 가. 뒤에 다 막혔잖아."

이제야 민현이 고개를 드니 뒤에서 길이 막혀 오도가도 못하는 학생들이 몇명 보인다. 그들을 보자마자 민현이 발걸음을 옮겼다.

점심을 먹고 마법약 시간이 끝나니 얼추 2시 30분 쯤 되어 있었다. 그제서야 어머니께 편지를 쓸 시간이 남았다. 종현이 민기와 기숙사로 올라갔다. 민기는 피곤했던건지 잠시 자러 갔고, 종현은 홀로 생각에 빠져 편지를 작성하고 있었다.


엄마께
엄마, 종현이에요. 호그와트에서 벌써 하루가 지났어요. 호그와트는 기대한것보다 멋진 곳인것 같아요. 올해 마법의 방어술 선생님은 해리 포터 교수님이세요. 네, 엄마가 아시는 그 해리 포터요. 엄마는 알고 계셨죠? 저는 진짜 놀랐어요.
제가 오늘 편지를 쓰는 이유는 두 가지에요. 첫번째는, 민기의 잉크가 없어요. 짐을 다 풀어서 뒤졌는데도 나오지 않았어요. 민기는 분명히 넣었는데도요.. 참 이상하죠? 그래서 잉크가 새로 하나 필요해요. 저희가 나갈 수가 없으니.. 혹시 엄마가 사서 엄마의 백조, 실크 편에 보내주실 수 없으실까요? 민기의 부모님은 머글이시니... 도움을 요청할 수가 없어요.
그리고 혹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요? 오늘 마법의 방어술 수업을 시작할때 올해 마법부 장관이 바뀌셔서 올해부턴 1학년부터 제대로 된 방어술을 배운다고 교수님이 말씀하셨어요. 그리고 황가의 아이를 보시곤 -

잠깐.
아까 민현이 날 보고 비아르가 정통 후손이라고 -
세상에.
....대체 뭐야, 닉부터 황가까지.
아니, 더 정확히 말하자면 코지네스부터 황 까지.
아아.... 지팡이를 만졌을때 인어의 비늘이라고 했지. 비아르가 인건 그때 알아챘겠네. 친척중에 지팡이 제작자가 있는데 모를리가. 그렇다면 정통 후손이라는건 무슨 말이지? 우리 집안중에 외도나, 바람 펴서 낳은 자식이 있는 사람이 있다는 이야기인가. 아아... 머리 아파라.

종현이 한참 머리를 싸매고 있다가 편지를 이어 나갔다.

- 잠시 멈칫하셨는데, 순간적으로 떠오른 표정이...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두려움, 놀람, 신기함, 기시감 그 사이 어딘가의 감정인 것 같았어요. 금방 표정을 지우셨지만 저는 계속 묘하게 거슬리더라고요. 그리고 제가 비아르가 라는 걸 민기 제외 벌써 두명이나 알고 있어요. 황가의 아이와, 저희 기숙사 반장이요. 어떻게 알게 된 건지 황가의 아이는 이해 했어요. 그 아이가 제 지팡이를 잡은 적 있거든요? 지팡이 제작자 황연께서 그 아이 작은할아버지시래요. 잡자마자 재료를 알았고, 인어의 비늘이 들어간 걸 알았으니 제가 비아르가인 걸 알았겠죠. 그리고... 그 아이가 제게 정통후손이라고 했어요.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어요. 우리 가문에서 외도, 비슷한게 있었나요? 그리고 기숙사 반장은 어떻게 알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이름은 닉 코지네스, 제가 비아르가 인건 물론 인어의 눈물까지도 알고 있어요.
벌써 보고싶네요, 엄마. 아빠는 잘 계시죠? 괜찮아요? 아직도 제 학교 문제로 화 많이 나셨어요?
답장 기다릴게요.
아들 종현 올림.

종현이 편지를 곱게 접었다. 그리고는 자신의 부엉이, 블루를 찾아 부엉이장으로 올라갔다.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부엉이장을 찾은 후, 블루의 다리에 편지를 단단히 묶었다. 블루는 흰색 부엉이이다.

"엄마께 전해. 엄마 어디 계신지 알지?"

블루가 커다란 눈으로 종현을 쳐다보더니 알겠다는 의미로 부리로 손을 두어번 톡톡 두드렸다.

"그럼, 다녀와. 답장은 실크 편으로 올 테니까, 전해주고만 와."

종현이 말을 마치자마자 블루가 날개를 펴고 활짝 날아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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