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GWARTS! 2017. 8. 9. 09:28

HOGWARTS! 4

아침이 밝았다. 본격적으로 호그와트에서의 하루가 시작이 된 것이다. 다행이도 페리스테라이트는 멀쩡히 목에 잘 걸려 있었다. 설레는 마음을 가득 안고 민기와 연회장으로 내려가니 어제와 마찬가지로 풍족한 만찬이 벌어지고 있었다. 배불리 배를 채운 뒤, 기숙사 반장인 닉에게서 시간표를 받았다.

"월요일, 변신술, 마법의 역사, 어둠의 마법 방어술, 마법약.."
"첫날부터 빡세네."

민기가 한숨을 푹 쉰 뒤 말했다.

"기숙사 올라가서 3교시까지 가방이나 챙기자. 4교시는 점심 먹고 난 뒤니까... 오전에 왔다갔다 거리기 귀찮잖아."
"그래. 그러자."

"그런데 뭐뭐 챙겨야 하지?"

기숙사로 들어온 뒤 짐가방을 활짝 열어놓고 민기가 머리를 긁적이며 물었다.

"뭐, 일단 교과서들하고 깃털펜, 잉크, 노트 정도면 되지 않을까? 첫날이니까. 뭐 딱히 가져오라고 공지한것도 없었고."
"그건 그렇네."

두 소년이 가방에 짐을 챙기는 사이, 시계는 수업 시작 10분 전을 가르키고 있었다.

"민기야! 다 챙겼어?"
"아직! 나 잉크를 어디다가 뒀는지 모르겠어.."
"내꺼 빌려줄게 빨리 가자! 10분전이야!"
"뭐?!"

민기가 시계를 바라보더니 빛의 속도로 늘어져 있던 책을 가방에 집어넣고 외쳤다.

"뛰어!"

시간이 3분 남았다.

"아, 그런데 변신술 강의실이 어디지? 분명 2층은 맞는데! "
"헐, 그것도 모르고 뛰어온 거야?"
"아, 몰라! 이렇게 넓을 줄 몰랐지!"

바로 그 때, 익숙한 아이가 이쪽으로 걸어오는 것이 보였다.

종현이 바로 달려가 그의 팔을 붙잡았다.

"뭐, 뭐야."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저기 혹시 그.. 변신술 강의실이 어딘지 알아?"
"변신술?"

민현이 황당한 듯 종현과 뒤에 서 있는 민기를 쳐다보고는 입을 열었다.

"첫 시간 변신술이야?"
"어어..."
"뛰어야겠네. 거기는 4층 한가운데에 있는 교실인데? 움직이는 계단으로 올라가서 4층 중에서 가장 큰 문 찾으면 돼. 여기는 마법의 역사 교실 근처야."

"늦어서 죄송합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그래, 종현군, 민기군. 왜 10분이나 늦었는지 이유를 좀 들어 볼까요?"
"저.... 죄송하지만 처음이라 길을 헤맸습니다."
"2층 마법의 역사 교실인 줄 알았습니다.."
"이런이런, 모르고 있었나요?"
"네.. 죄송합니다."
"아니, 휴게실 벽난로 옆에 강의실 위치가 다 붙어 있는걸 보지 못하였나요?"
"네..? 못 보았습니다."
"그런..게 있었나요?"
"휴게실 벽난로 옆에 강의실 지도 본 사람?"

아무도 손을 들지 않는다.

"이런, 그럼 다들 어떻게 교실을 찾아 온 거죠?"
"..교수님께 여쭈었습니다."
"선배들한테 물어보았어요!"
"아침 일찍 일어나서 성을 둘러보다 위치 파악했습니다."
"<호그와트의 역사> 책에서 지도가 나와있었어요!"
"다른 기숙사의 친구에게 물어보았어요."
"지도가 붙어 있지 않았다는 이야기네요?"
"네에!"
"아이고, 내가 어제 코지네스 군에게 지도를 주고 꼭 붙이라 단단히 일렀건만... 알겠습니다. 오늘은 지각을 그냥 넘어가도록 하죠. 하지만 다음부터는 한명 지각할때마다 5점 감점된다는 걸 잊지 마세요. 종현군, 민기군, 자리에 앉으세요."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자, 그럼 하던 수업을 마저 하죠. 변신술이란, ..."

"하암, 진짜 첫 시간부터 피곤해 죽겠네. 맥고나걸 교수님도 참 대단하셔. 교장에다, 변신술 강의까지 하시고, 아까 말씀하시던거 보니까 반장들한테 나눠주는거 일일히 다 하시는 모양이던데.."

민기가 기지개를 펴며 말했다.

"그러게 말이야. 그나저나 2교시가..."
"마법의 역사. 아까 거기."
"그래. 그리핀도르 탑 얼마 안 머니까 너 잉크만 찾아서 가자."
"그래."

"그런데 나 진짜 어디다 뒀는지 모르겠어."

민기가 가방을 뒤지다가 투덜댔다. 잉크를 잃어버린 모양이다.

"무슨 색인데?"

종현이 옆으로 와 쭈그려 앉으며 물었다.

"검은색. 딱히 다른 색은 안 쓸 것 같아서 검은색만 샀었거든."

가방의 모든 소지품을 꺼내도 보이지 않자 민기가 한숨을 푹 쉬며 종현을 쳐다본다.

"친구야, 부탁 좀 하자."
"응?"
"우리 부모님은 머글이시잖아. 너 어머니한테 부엉이 보내서 잉크 구입좀 부탁드리면 안될까?"
"어, 뭐 안될건 없지. 오늘은 일단 내꺼 써. 가자."
"그래."

그들이 그리핀도르 기숙사 밖을 나가자, 어디서 불어 온 건지 모를 바람에 날려 커튼 사이로 소름돋게 새까만 잉크병이 하나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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