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GWARTS! 2017. 8. 21. 22:07

HOGWARTS! 6

종현이 어머니께 편지를 보내고, 며칠 후에 어머니의 백조, 실크가 잉크와 편지와 함께 도착했다. 편지 겉면에는 "혼자 조용히 뜯어 볼 것" 이라고 적혀 있었다. 민기에게 잉크를 전해 주고는 화장실에 가서 살짝 편지를 뜯어 보았다.

종현에게
종현아, 마법부는 쉬쉬하고 있지만 우리 세계 어딘가에서 어두운 사건들이 터지고 있는 것 같구나. 그렇지 않으면 포터 같이 유능한 오러를 호그와트에 보낼 리가 없어. 사실 엄마도 네 편지를 받고 확신했단다. 포터가 교수로 갔다는 소문은 꽤 있었지만, 장관님께 여쭤보니 임무 나갔다는 답변밖에 받을 수가 없었어. 포터는 믿을만한 사람이다. 너도 알다시피 웬만한 사태도 다 진압할 수 있는 사람이야. 정신도 조종당하지 않을 테니, 혹시 무슨 일이 생기거든 꼭 포터나 교장께 말씀드려라.
. 사실 엄마도 모르는 일이었어. 네 편지를 받고 여러 방면으로 수소문해보니 네 말이 맞더구나. 너에게서 4대 올라가서 계시는 나의 할머니, 너의 조할머니의 동생이 바람을 핀 적이 있다더라. 아이를 낳으신 기록까지 있어. 하지만 이 아이는 어디서 무얼하는지, 이름은 무엇인지는 알 수 없어.. 하여튼 그래. 황가의 아이가 그런 말을 했다고? 황가와 관련되었을 가능성이 꽤, 높구나. 엄마가 여러 방향으로 조사해 볼게.
. , .. 일이구나. 혹시나 싶은 마음에 머글 잉크를 사서 보낸다. 머글 물건들은 누군가 손대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니까. 네 물건중에서도 갑자기 잃어버리는 물건이 생기면 꼭 말해주거라. 머글 물건으로 대체할 수 있는 것은 대체 구입해서 실크편에 보내마.
네 아버지는 이제 조금 진정이 되셨어. 마법사를 머글학교에 보내려고 하다니, 정신 나간 짓이지. 내가 결혼하기 전에도 말했건만, 참 이제 와서 왜 이러는지 알 수가 없다. 집에 돌아올 때가 되면 웃는 얼굴로 맞아 주실 거야.
. 아무리 즐거워도 가끔씩 엄마가 생각나면 편지를 써주렴.
사랑을 담아, 엄마가.

편지를 읽은 종현의 머리가 더욱 복잡해졌다. 그냥 짐작으로 별 생각 없이 무슨 일이 있냐 던져본 건데, 의외의 답이 와서 당황스러웠다. 당연히 모른다고 하실 줄 알았다. 아니, 아무 일이 없을 줄 알았다. 그런데 정말 무언가 어두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니... 어떻게 해야할지 감이 안 잡혔다. 학교에서 공부만 해도 되는 걸까. 무언가 대비를 해 놓아야 하지 않을까...

쾅쾅쾅 -

"김종현! 뭐하냐? 똥 싸? 변비야?"
"꺼져라.. 아니거든?"
"그럼 뭐해? 빨리 나오기나 하셔."
"예에..."

민기가 밖에서 뭐하냐고 묻는 통에 종현이 밖으로 나왔다.

"아, 미안. 진짜 변비였냐?"
"아니라고!"

종현이 이걸 민기에게 말할지 말지 고민하다가 주머니에 슬쩍 편지를  집어넣었다. 어머니의 추측이니까, 공연히 걱정을 끼칠 필요는 없으니.

"다음시간 뭐야?"
"비행술."
"아아.. 맞다. 저번에 지겹도록 이론만 잔뜩 배우고 이번주에 실습한댔지."

민기가 진절머리 난다는 듯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나저나, 종현이 넌 빗자루 샀어?"
"뭐하러. 퀴디치할것도 아닌데."
"하긴..."

비행술 수업도 슬리데린과 함께이다. 첫주에 살펴보니, 변신술, 마법의 역사, 마법, 어둠의 마법 방어술, 약초학, 비행술, 천문학, 마법약 이렇게 아홉가지 과목들 중 어둠의 마법 방어술, 비행술, 마법약, 천문학 네 과목이 슬리데린과 함께였다. <호그와트의 역사>를 읽어보면 그리핀도르와 슬리데린은 항상 라이벌 구도였는데, 왜 이 두 기숙사를 붙여놓은건지 종현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아니, 무슨.. 선의의 경쟁 하라는것도 아니고. 사실 역사를 조금만 파 봐도 경쟁 수준이 아니었다는 건 누구나 알 수 있잖아?

"자, 외쳐보세요. UP!"
"UP!"
"UP!"
"UP!"

비행술 담당 교수님인 후치 부인을 따라 UP! 을 외치자 땅에 있던 빗자루가 손으로 슉 들어왔다. 이에 민기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헐, 대박."

신기해하는 민기를 보고 종현이 피식 웃었다. 마법세계는 앞으로 놀랄 일들이 더 많을텐데, 여기서 놀라면.. 허허.

"그럼 이제 빗자루를 다리 사이에 끼우고 내가 하나, 둘, 셋 하면 땅을 박차는겁니다.  준비됐죠? 자, 하나, 둘, ㅅ- "

후치 부인이 셋을 외치려는 순간 종현과 민현이 한박자 빠르게 땅을 박차고 올라왔다.

"뭐야, 너."
"뭐긴. 그리핀도르다."
"아, 응..."

민현이 종현을 보자마자 당황해서 뭐냐고 물었다. 이에 종현이 그리핀도르라 대답하자 도리어 민현이 더 당황해버렸다. 민현이 빗자루의 고도를 높였다. 후치부인이 아직 셋을 외치지 않아 둘을 제외한 나머지 학생들은 땅에 발이 붙어있었다.

"거기 슬리데린! 내려와! 그리핀도르, 너도!"
"종현아..!"

민기가 조그맣게 종현에게 어서 내려오라는 손짓을 했다. 그걸 보고 민현이 피식 웃었다.

"참, 눈물겨운 우정이네."
"뭐?"
"눈물겹다고, 너랑 쟤."

민현의 손가락을 따라가보니 그 끝에는 민기가 있다.

"..무슨 뜻이야?"
"별 뜻 없는데."

그냥 비꼰거라고, 기분 나쁘니까. 민현이 뒷말을 조용히 삼켰다.

"쓸데없는 소리좀 하지마. 불쾌하니까. 민기랑 나랑 그냥 친구야."
"와, 그걸 용케도 알아들었네?"
"야."
"왜. 한대 치겠다, 아주?"

민현이 눈을 똑바로 뜨고 바라보았다.

"칠 수 있으면?"
"내가 너 곤란하게 하는 게 빠를텐데."

말을 마치자마자 민현이 지팡이를 꺼내 종현의 지팡이를 겨누었다.

"아씨오!"
"뭐하는..!"

종현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종현의 주머니에서 지팡이가 휙 빠져나갔다. 그러고는 민현의 손을 스치고는 날아갔다.

"어이쿠, 이런. 내가 아직 잡는데는 익숙하지 않아서. 미안해서 어쩌나?"
"이..."

종현이 잠시 민현을 쏘아보고는 지팡이를 잡기 위해 하강했다.

"...무식한거야, 겁이 없는거야?"

저기 떨어져도 안 부러질텐데, 어디 부러지는건 너일것 같은데. 민현이 급강하하는 종현을 보고는 혀를 찼다.
한편, 종현의 머릿속엔 지팡이를 잡아야 햐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저게 부러지면.... 생각도 하기 싫었다. 다른 이들이야 지팡이가 망가지면 아쉽지만 자신에게 맞는 다른 지팡이를 사면 되는 문제이다. 하지만 종현은 비아르가이다. 그리고 지팡이 안에는 아리아의 비늘이 주 재료로 들어 있었다. 다시 구할 수 없을지도 몰랐다. 비아르가의 후손은 오직 아리아의 비늘이 들어간 지팡이만을 가질 수 있었다. 몸이 부서지는 한이 있더라도 지팡이를 받아내야 했다. 몸은 고치면 되지만, 지팡이는.. 종현이 이를 악물고 속도를 높였다. 안돼, 지금 겨우 이주일 째인데 여기서 내 마법을 끝낼 수 없어.
아래로 - 아래로 -
하강하던 종현이 마침내 손을 뻗어 지팡이를 잡았다. 그러고는 곧바로 빗자루를 팽개치고 바닥으로 굴렀다. 아슬아슬했다.

"아흐윽...."

팔이 부러진듯 싶었다. 팔을 제대로 가눌 수가 없었다. 오른팔을 왼팔로 받치고 있어도, 지팡이는 안전하게 종현의 손에 꼭 쥐어져 있었다. 지팡이를 보고 긴장이 풀린 종현이 힘없이 미소지었다. 멀리서 후치부인이 무어라 외치며 뛰어오고 있었다. 그리고 종현의 옆으로 놀란 얼굴의 민현이 착지했다.

"야!"

갑자기 종현의 눈 앞이 아른거렸다.
어지러웠다.

"김종현! 왜 이래! 괜찮아? 정신 좀 차.."

털썩.
눈앞이 까맣게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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