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GWARTS! 2017. 9. 2. 15:18

HOGWARTS! 7

"아흑.."

종현이 다시 일어났을때는 벌써 다섯시간이나 지난 후였다.

"깼니?"

종현이 일어나자 한 여인이 종현에게로 다가왔다. 그녀가 종현에게 물약을 주었다.

"..폼푸리 부인이세요?"
"그래."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병동의 폼푸리 부인이었다.

"제가 왜 여기..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요? 몇시에요?"
"성격 급하기도 하셔라. 일단 지금은 대략 다섯 시간 지나서 오후 세시 조금 안되었고, 너 비행술 시간에 90도로 수직낙하 해서 오른팔목이 나갔고. 긴장했다가 긴장이 풀려서 그런건지, 떨어진 충격 때문인지 기절했다가 지금 일어 난 거고. 너 기절해서 네 친구가 여기까지 업어다 줬고. 정신은 어디다가 두고 다니니?"
"...."
"어휴, 정말... 물약이나 먹어. 이거 먹고 두어시간 더 자다 일어나서 저녁 먹으러 가. 팔 금방 붙을거야."

종현이 투명한 액체가 든 잔을 받아들고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한번에 쭉 삼켰다. 수면 유도제가 섞였는지 금방 다시 나른해지며 눈이 감겨왔다.

"저녁 만찬 전에 일어날거야. 푹 자렴."

종현이 일어난 것은 그로부터 정확히 세시간 뒤였다. 종현이 일어나자 폼푸리 부인이 다가와 내일까지는 손을 조심하라고 일러준 뒤 가도 좋다고 말했다. 종현이 병동의 문을 나서는 순간.

".....네가 왜 여기있어?"
"어? 그... 다쳤잖아, 나 때문에."

안절부절 못하던 황민현이 눈에 띄었다.

"그러니까... 괜찮아?"
"괜찮으니까 신경 꺼."
"팔... 많이 아파?"
"괜찮다고."

민현이 팔을 언급하자 괜시리 욱신거려오는 듯 했다. 종현이 인상을 찌푸리며 팔을 잡자 민현이 더욱 걱정스럽게 쳐다보았다. 그런 민현을 종현이 짜증스럽게 보았다. 가만 생각해보니 첫 만남때도 무장해제술로 제 지팡이를 뺏어가고는 성분을 모두 분석한 적도 있었다. 잘못 떨어졌으면 더 심하게 다쳤을 수도 있었을거라는 생각에 종현이 순간적으로 욱하며 말을 내뱉었다.

"갈 길 가시라구요 고귀한 황가의 후손분. 왜 그렇게 날 못 잡아먹어서 안달인지, 내 지팡이에 무슨 불만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그쪽과 엮이고 싶은 맘은 추호도 없고요. 나 쓰러지기 직전에 내 옆에 있던건 그쪽이었음에도 나 업어다 준건 민기고요. 앞으로 아는 척 하지 마세요."
"아니 저기..."

민현이 당황해서 무언가 말을 하려는 순간 종현이 찬바람을 쌩 일으키며 지나가 버렸다. 민현이 헛웃음을 지었다. 나 참, 저를 업고 뛴 건 그 머글출신 친구가 아니라 나인데. 지팡이는 진짜 실수로 놓친거고.. 민현이 아까 지팡이를 놓친건 정말 실수였다. 왜인지 당황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아 재수없게 굴었던 것 뿐이었다. 이런 본인의 모습에 당황스럽기는 민현도 마찬가지였다.

"어, 종현아!"

기숙사로 돌아오자 저녁 먹으러 나갈 준비를 하던 민기가 반색하며 반겼다.

"괜찮은 거야?"
"어.. 아마도?"
"아마도는 뭐야. 팔은 다 붙은거야?"
"으응."
"아까 얼마나 놀랐는 줄 알아? 빗자루 제대로 타 본적도 없는 애가 급강하를 하질 않나, 땅에 몸을 패대기치질 않나, 그리고는 정신을 잃질 않나.. 니 옆에 있던 걔 때문에 더 놀랐고.. 어휴."
"응? 내 옆에? 황민현?"
"어어. 걔. 걔가 너 쓰러지자마자 업고 뛰었어. 후치부인이 근처에 가기도 전에 너 받쳐들고 달렸다."
"무슨 소리야, 나 업어다 준거 너 아니야?"
"얘가 뭐라니. 황민현인가? 슬리데린 걔라니까."

진짜? 종현의 머릿속으로 아까 민현에게 홧김에 내뱉은 말이 떠올랐다. 아아... 내가 뭘 한거지..

벌써 몇 번 저녁 만찬을 먹었지만, 호그와트의 만찬은 훌륭하기 이를 데 없었다. 갖가지 종류의 음식이 올라왔고, 그 중에서도 후식이 일품이었다. 너무 달지도, 짜지도 않고 달콤짭조롬한 후식들이 꽤 많이 나왔다. 그중에서도 종현이 가장 좋아하는 것은 감자튀김과 함께 나오는 치킨샐러드. 호그와트의 감자튀김은 정말 완벽했다. 얇지만 겉은 바삭 안은 촉촉, 감칠맛에 짠맛과 약간의 단맛이 첨가되어 학교밖에서는 도저히 맛 볼 수 없는 맛이었다. 이틀에 한번꼴로 저녁마다 나오는 감자튀김은 종현을 행복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오늘 저녁에는 종현이 좋아하는 감자튀김이 오리지널, 로즈마리 두 버전으로 나와서 우울했던 종현을 들뜨게 만들기 충분했다. 밥을 배불리 먹고 나오니 민현에 대한 생각이 종현의 머릿속에 다시 맴돌았다.

하지만 다행히 민현과 마주치는 일은 없었다. 수업시간에는 민현이 시작 직전에 들어와 종이 치자마자 나가버렸고, 복도에서도 마주칠 일이 전혀 없었기에 폭풍전야같이 조용한 일주일이 지나갔다.

"종현아, 종현아!"
"응?"
"퀴디치 선수 모집한대! 수색꾼 한명! 지원할거지?"
"...엥? 무슨 소리야. 내가 퀴디치에 왜..?"
"이 사람아, 90도 수직하강해서 떨어지는 지팡이 잡고 고작 팔 하나 나갔으면 가능성 충분히 있네요."
"얘가 뭐래냐. 시합 뛸 때마다 팔 부러지라고?"
"아니, 빗자루 잘 타는건 배우면 되는거지."
"...."

종현은 퀴디치 팀에 들어갈 생각이 눈꼽만큼도 없었다. 그러나 그 생각은 아무 소용이 없었다.

"종현! 네가 수직낙하해서 지팡이 잡았다며?"

먼저 눈을 반짝이며 말을 걸어오는 퀴디치 주장, 몰이꾼 리처드 루였다.

"...어... 네, 맞긴 한데 전 퀴디치 할 생각이 없 - "

종현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리처드가 종현의 손을 덥썩 잡았다.

"종현! 그리핀도르의 수색꾼이 되어줘!"
"...예?"
"예라고 했다. 너 대답한거야! 고마워 정말!"
"아니 그게 아니-"
"고마워 진짜! 올해는 우리도 우승컵 노려볼 수 있겠다!"
"...."

얼떨결에 그리핀도르의 수색꾼이 되어버린 종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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